이번 글에서는 실패한 투자자였던 제가 성공한 투자자가 되기까지의 일대기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투자는 그저 사기나 한순간의 행운으로만 알았던 제가 어떻게 3년이라는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 연 수익률 100% 이상을 기록하는 투자자가 될 수 있었는지 차근차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3년이라는 세월을 통해 얻은 노하우들을 이 글에 전부 담아낼 수는 없겠지만, 이 글이 투자를 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초심자의 행운
저는 코인 투자를 통해 투자 세계에 입문했습니다. 말이 좋아 투자이지 그때 당시 했던 행위들은 도박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단순히 상승장에 마구잡이로 돈을 넣고 '가즈아'를 연발했을 뿐이었으니까요. 같이 지내던 동갑내기 직장 동료의 꾐에, 속는 셈 치고 코인 어플을 설치해서 가입 기념으로 받은 3만 원어치의 돈으로 어느 이름도 모를 코인을 사놓고 잠에 든 것이 저의 첫 투자였습니다. 다음날 그 이름 모를 코인이 20% 상승해서 제 자산은 3만 6천 원이 되어 있었죠. 그때 동갑내기 동료가 다가와 제 귀에 대고 속삭였습니다.
"이게 30만 원이었으면 36만 원이었고, 300만 원이었으면 360만 원이었고, 3000만 원이었으면..."
그 말은 하나도 틀릴 게 없었습니다. 이런 세계가 있었구나. 지금 생각하면 그때 당시의 저는 반쯤 미쳐있었던 것 같습니다. 3만 원의 돈으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큰 시드가 있어야 큰돈을 만들 수 있다. 그런 단순한 생각으로 70만 원가량의 돈을 추가로 투입했습니다. 당시는 2021년 초였습니다. 뜨거웠던 코인 시장의 변동성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을 범위였습니다. 절대 떨어지지 않을 것처럼 위로 끝없이 오르기도 했고, 아래로는 끝도 없는 듯이 추락하기도 했던 시기였죠. 초심자들이 늘 그러하듯이 저 역시 진득하게 한 종목을 가져가지 못했고, 역사상 다시없을 코로나 대상승장이었음에도 잦은 매수와 매도로 인해 시드는 오히려 줄어가고 있었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저는 당시 2천만 원 정도의 대출을 받았습니다. 모든 코인들이 100프로 200프로의 상승을 기록하고 있는데, 아직 출발을 하지 않은 코인이 눈에 들어왔던 것입니다. 그 코인에 대출받은 2천만 원을 전부 넣어놓고 100프로 이상의 상승을 하기까지 기다렸습니다. 결과는 어땠냐고요? 대박이 터집니다. 그 코인은 그때부터 약 10배의 상승을 기록한 뒤 고꾸라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2억의 돈을 손에 넣지 못했죠. 투자금이 정확히 100퍼센트 증가했을 때, 원금인 2천만 원을 회수해 빚을 갚고 나머지 2천만 원으로 5천만 원을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그때에는 약간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만족했습니다. 당시 제 연봉의 2배 이상을 한 달 동안의 기간에 별 어려움 없이 벌어들인 셈이었으니까요. 후에 약간의 하락을 맞고 5천만 원의 돈이 3천6백만 원 정도로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애초에 그 3천6백만원 자체에 제 원금은 존재하지 않았기도 했고, 당시에는 제가 뛰어난 투자 안목을 지닌 사람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잃은 돈은 언제든지 기회만 오면 되찾을 수 있다고도 생각했었습니다. '초심자의 행운'은 언젠가는 끝나게 되어있고, 그 대가가 행운보다 배 이상은 무섭다는 사실도 모른 채로요.
저는 진정한 실력으로 벌어들인 것이 아니라면 시장이 다시 그 돈을 가져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주변인들이 잠깐의 운으로 수익을 봤다고 하면 슬며시 한마디 던지곤 합니다.
"그거, 시장이 잠깐 빌려준 거야. 나중에 이자까지 쳐서 더 가져간다."
시장은 늘 초심자를 행운으로 유혹한 뒤에 더 많은 돈을 가져갑니다. 저는 경험을 통해서 그런 사실을 너무나 뼈저리게 알게 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죠.
빚까지 내서 실패하다
정말 뭐라도 된 줄 알았습니다. 남들보다 더 뛰어난 안목으로 투자에 성공했다고 생각했죠. 입사한 지 1년도 안 되어 신용대출을 한도 내에서 전부 받습니다. 정확히 5900만 원이었습니다. 900만 원 정도는 중고차 구입 비용으로 쓰고, 나머지 5000 중에 1200 정도를 전세 보증금으로 넣고 3800만 원을 투자 자금으로 사용하기로 하죠. 그전에 남아 있던 3600만 원을 더해, 어머니께서 제대로 해보라며 2000 정도의 돈을 추가로 주셨습니다. 약 9400 정도의 돈으로 1억 가까이 되는 꽤나 큰돈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돈은 1/5토막이 나게 됩니다.
실력도 없는 놈이 들고 있기에는 너무나 큰돈임이 분명했죠. 하지만, 저는 제 자신이 그 정도의 돈을 충분히 담을 수 있는 그릇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라는 단어가 참 잘 어울리는 시절이었죠. 진정한 고수는 상승장이 아니라 하락장일 때 드러난다고 했었나요? 제대로 된 하락장을 겪어본 적도 없고,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매수해 놓고 진득하게 기다리는 것밖에 없던 저는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자산을 두 눈 뜬 채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큰 손실일 때 매도 버튼을 눌러본 적이 없던 저는 마이너스 몇 천만 원이나 되는 손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어플을 지운 채 잊고 지내기로 결심했죠. 그나마 당시 제가 유일하게 잘한 것은 2천만 원 정도의 돈을 주식 계좌에 넣어놓은 행동입니다. 그것이라도 없었으면 제가 다시 일어나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끝없이 지속되는 하락장에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만 같았습니다. 답을 찾는 것을 포기한 채 사회생활에만 전념하면서 다른 방법을 물색하고 있었죠. 그때 주변의 누군가로부터 '선물 매매'라는 것을 듣게 됩니다. 오를 때뿐만 아니라, 떨어질 때에도 수익을 볼 수 있다고 하더군요. '이거구나' 싶었습니다. 그 당시 그래도 캔들 차트와 지지, 저항 정도는 볼 줄 안다고 생각해서 긴 호흡으로 매수와 매도를 한다면 손실을 빠른 시일 내에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전히 오만하기 짝이 없는 생각이었음에도, 저는 선물 매매에도 발을 들이게 됩니다. 초반엔 수익을 조금 보는듯하다가 결국에는 더 큰 폭의 손실을 경험하게 됩니다. 주식 계좌에 있던 2천 정도의 돈을 제외하고 나머지 7천 정도의 돈은 1/10 토막이 나서 700만 원이 되어 저에게 돌아왔습니다.
거기서 같은 짓을 지속해 나가는 것은 제정신으로는 불가능했습니다. 영영 투자에서 손을 떼는 것도 어쩌면 좋은 방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왠지 모를 오기가 제 마음속 깊은 곳에서 타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누군가에게 배움을 구하자. 이런 매매로도 분명히 돈을 버는 사람이 있을 거다. 그 사람의 노하우를 그대로 베껴서 해보자. 이대로 빚만 지고 이 세계에서 물러난다면 말 그대로 영원한 패배자가 될 뿐이다. 모든 것을 잃어가기 직전에서야 지금까지 이 분야에 대해 제대로 공부해보지 않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매매라는 것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연 수익률 100퍼센트
투자에는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이 존재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기본적 분석'은 투자하는 대상의 가치와 가격을 비교 분석해서 그 대상의 가치에 비해 가격이 쌀 때 매수하고, 비쌀 때 매도하는 방식입니다. '기술적 분석'은 그런 기본적인 분석법이 아닌, 과거 가격의 흐름이나 사람들의 매수세와 매도세를 관찰하면서 매매하는 방식이죠. 저는 일단 기본적 분석보다는 기술적 분석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여러모로 기본적 분석은 일반 개미인 저에게는 너무나 불리한 게임이었기 때문에 확률상 비중을 줄이기로 한 것이죠. 제가 다른 투자 애널리스트들보다 기업 분석을 더 잘할 리도 없고, 특별한 위치에 있어서 다른 일반인들보다 기업의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뉴스들을 빨리 접할 수 있을 가능성도 거의 제로에 가까웠습니다. 그것은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잘했던 선택임이 분명합니다. 기본적 분석으로는 이미 명확한 한계의 예시들이 분명했으니까요. 기본적 분석을 통한 가치 투자자의 대표이자 정점이라 불리는 워렌 버핏의 연간 수익률은 약 20퍼센트 정도입니다. 매년 복리로 계산한다면 분명 엄청난 수치임은 분명하지만, 저처럼 작은 자본을 대자본으로 굴리기엔 너무나 많은 인내심과 세월이 필요한 투자방법일 수밖에 없습니다.
'엘리어트 파동 이론'은 그런 저에게 큰 무기가 되어주었습니다. 캔들 차트의 고점이나 저점을 이어서 그림이나 그리는 게 매매에 정말 도움이 된다고? 네, 정말 됩니다. 저는 이 파동 이론 자체를 믿었다기보다는 이것으로 매매의 실력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대로 실천했을 뿐입니다. 실제로 해보지 않고서는 모른다고 생각했고, 같은 방식으로 매매하여 성공한 사람이 이미 있다는 것을 알고서 꾸준히 노력했었습니다. 약 1년의 기간 동안 엘리어트 파동 트레이더들의 유튜브 영상들을 전부 돌려보며, 하루 6시간 이상은 차트를 지속적으로 지켜보면서 실전 매매를 이어나갔습니다. 아직까지도 선물 매매에 있어서는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코인 현물이나 주식 매매로는 꾸준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중입니다. 예전에 초심자의 행운으로 벌었을 때와 비슷하게 벌어들이고 있기는 하나, 그때와는 차원이 다른 느낌의 안정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예전의 수익들이 저에게 얼떨떨한 느낌을 선사했다면, 지금의 수익들은 왠지 무덤덤한 느낌을 가져다줍니다. 언제 사라질지 모를 큰 수익에 큰 환호를 할 때보다, 당장에 크고 작은 손실은 있더라도 꾸준히 쌓여가는 자산을 보는 흔들림 없는 지금이 훨씬 더 안정감이 느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르겠네요.
꽤나 긴 글이기는 하나 많은 축약들이 있는 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부적인 시행착오들이나 지금의 수익률을 얻기까지의 방법적인 부분들을 세세하게 알려드릴 수 있는 글도 계속해서 이 블로그를 통해 써나갈 예정입니다. 다음에는 더 도움이 되는 글들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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